빈티지 일본 연필 중에
연필 경도를 한자로 표기한 경우가 있다.
한자문화권인 일본이어서
한자로 표기한 것일까?
그러나 빈티지 일본 연필들을 살펴보면
한자로 표기된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H, B로 경도를 표기한 것이 일반적이다.
한자로 표기된 연필은
일본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1940년대 적성어배척으로
알파벳 사용이 금지되었다.
적성어(적국의언어)배척이란
중일전쟁 및 제2차세계대전동안 일본에서 일어난 일종의 언어순화운동으로,
교전상대국인 미국이나 영국의 언어인 영어를 대상으로 배척이 실시되었다.
적성어를 순화할때 대부분 한자가 이용되었다.
이 적성어 배척은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고,
자기규제에 의해 배척되었다고 한다.
톰보우 No.8800 연필 / 동일한 모델의 연필이지만 표기가 다른 모습
연필에서 알파벳 사용이 금지되고,
한자로 표기한 시기는
1942-1945년으로 아주 짧은 기간이었다.
B는 軟(연할 연),
H는 硬(굳을 경),
HB는 中庸(가운데 중/쓸 용;중용)으로 표기하였다.
(예시 : 2B = 2軟, 4H = 4硬)
연필 경도 표기 뿐 아니라
브랜드명 각인이나 패키지에서도
알파벳을 찾아보기 힘든데,
자료를 찾아보니
전철에서 영어 교과서를 가지고 있다가
두들겨 맞았다는 얘기까지 있을 정도라니
그 시대상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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