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렛 펜슬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총알(Bullet) 모양의 연필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몽당 연필을 끼워서 사용하는 필기도구라고 할 수 있다.

소총 탄피로 만든 것으로,

19세기 초 전쟁터에서 유래됐으며,

기념품으로 판매되었다고 한다.

보통 303 영국 소총 탄피를 이용하여 제작했다.

불렛 펜슬이 처음 기록된 것은 1890년대 후반으로,

1898년 영국군과 아프리카 수단군의 옴두르만(Omdurman) 전투에서 사용되었던 탄피로 만들어진 불렛 펜슬이다.

영국의 식민 통치가 아프리카에 퍼져감에 따라 전쟁터 기념품 업계가 급성장했는데,

이 불렛 펜슬을 만들기 위해서

전쟁터 기념품 업계들은 전쟁터를 찾아 다녔고 죽은 군인들의 시체를 뒤적이며

탄피를 수집했다고 한다.

옴두르만(Omdurman) 전투 기념 불렛 펜슬 / 출처 : www.vintagepens.com/Omdurman_pencil.shtml

초기 불렛 펜슬은 연필을 끼워서 사용하지 않고,

현대의 샤프 펜슬과 같은 추진 매커니즘이 삽입되어 제작되었다.

옴두르만(Omdurman) 전투 기념 불렛 펜슬(연필 사용을 위해 펼쳐진 모습) / 출처 : www.vintagepens.com/Omdurman_pencil.shtml

흑심에서 수집한 불렛 펜슬과 같이 몽당 연필을 끼워서 사용하는 형태는

1914년에 등장한다.

1914년 전장의 군인들이 받은 메리공주의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 / 출처 : militarychristmas.tripod.com/marybox.html

1914년 12월 25일

전장의 모든 군인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메리 공주의 호소로

전국적인 모금 운동이 전개되었고,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가 만들어졌다.

이 때 선물 상자에 포함된 것 중 하나가 불렛 펜슬이라고 한다.

메리 공주의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 내용물 / 출처 : militarychristmas.tripod.com/marybox.html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에 포함된 불렛 펜슬 모습 / 출처 : militarychristmas.tripod.com/marybox.html

메리 공주의 불렛 펜슬은 초기 불렛 펜슬과는 달리

훨씬 단순화되었다.

몽당 연필을 탄환틀에 끼워 사용했는데,

연필 교체도 쉽고, 전쟁터에서 주머니에 넣고 휴대하기에 좋은 이상적인 크기였다.

1930-50년대 불렛 펜슬은 미국에서 대량으로 생산되었다.

미국의 불렛 펜슬은 메리 공주의 불렛 펜슬과 형태는 비슷하나

실제 탄피를 사용하지 않고,

알루미늄, 황동 또는 기타 금속 재료로 유사한 총알 모양을 만들었다.

1950년대 후반에는 싸고 가벼운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었는데,

지우개와 포켓 클립이 포함되었고, 광고용으로 대중화되었다.

현재에도 미국의 메탈샵(Metap Shop)과 일본의 미도리(Midori)에서

불렛 펜슬을 재해석하여 생산하고 있다.